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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윤종일 교수)



전문가가 무시되는 사회, 과연 건강한 사회일까요?

 

철학이 없는 정치와 정책이 없는 정치. 국민 여러분 어느 정치를 선택하시겠습니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요? 우리 정치는 정책적 철학을 가지고 앞뒤를 살피며 만에 하나 국민에게 미치는 부작용을 생각하는 정치를 펼치고 있는지 궁금해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철학이 없는 정치는 영혼이 없는 정치이고, 정책이 없는 정치는 능력이 없는 정치와 등호 관계에 있지 않을까요. 우리 사회의 정치문화를 보면 앞서 언급한 철학과 정책의 정치를 한꺼번에 가질 수 없는 환경이라는 안타까운 심정에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얼마 전 다시 꺼내 읽은 책이 있습니다. 스테판 에셀(Stepfane Hessel, 1917-2013)이 쓴 분노하라(Indignez-vous)’라는 책입니다. 그는 나치 독일 치하에서 레지스탕스로, 유엔 인권위원회 프랑스 대표로, 프랑스 외교관으로, 퇴임 후에는 사회와 환경 정의를 위해 평생을 싸운 전사였습니다. 그는 무관심이 최악의 태도라고 일갈합니다. 2016년 우리 사회를 달군 촛불정신 또한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불의와 불평등을 참다못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좋은 분노로 이어진 사회현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 정치 상황을 지켜보면 정부가 말하는 촛불정신과 시민사회가 진정으로 원했던 촛불정신은 같은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현 정부의 정책을 보노라면 저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그건 아니라고.

 

 

당시 소시민의 한 사람으로 제가 바라던 바는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사회였습니다. 스펙만이 성공을 위한 길이라고 믿고 스펙을 위해 스펙을 무작정 쌓아가는 세대. 알바에 알바를 거듭해도 삶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세대. 여전히 취업은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리는 세대. 그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젊은 세대에게 과연 희망을 심어주는 정치를 하고는 있는 걸까요. 그런 정치를 하라고 정권을 맡겼던 현 정부가 과연 우리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주고는 있는가요. 시간이 지나면 긍정적인 성과가 나올 테니 믿고 따라오라는 말을 그대로 믿어도 되는가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망각하면서, 뽑혔으니 내가 원하는 게 국민이 원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정치인들의 뻔뻔함을 지켜보는 시대에 살고 있지는 않은가요. 제 주변의 젊은 학생들은 이전과 무엇이 달라졌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왜 우리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비슷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걸 지켜보아야만 하나요.

 

 

모든 정부의 실정은 정책적 사고 부재와 능력 부족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제한된 일부 전문가(?)를 편협하게 활용하다 보니 역학적인 사회구조 시스템을 보지 못하고 성과에만 집착하니 복잡한 산식이 풀릴 수 있겠습니까. 시스템으로 만들고 사회문화로 정착시켜야 하는데 말입니다. 소득을 올리면 소비가 늘고 소비가 늘면 실물경제가 성장한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정책을 추진하니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요. 소득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반여건을 우선적으로 개선하지 않고 최종결과물인 일시적 소득향상에 집착하여 그 성과를 인위적으로 만든다고 정작 실물경제가 튼튼해질까요. 현실은 일자리는 일자리대로 줄고, 서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더 팍팍해지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우리만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 정치인들은 우리와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참 기이한 일입니다.

 

 

에너지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인간 활동의 근간에는 에너지가 필수불가결합니다. 전기차를 타고, 스마트폰을 쓰고, 세탁기와 냉장고를 돌리고, 인덕션 전기레인지로 음식을 만들고, 여름엔 에어컨을, 겨울엔 전기난방 등을 생각하면 그렇지 않나요? 정부가 친환경과 안전한 사회를 외친다고 과연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인 사회로 가고 있나요. 석탄은 줄어들 기미가 없고 미세먼지는 극성을 피우고 있는데 정작 정부는 비싸고 해외의존적인 LNG 화력발전을 도입하여 원자력발전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LNG 화력발전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데도 실효적이고 안전한 청정에너지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에너지 문제는 흑백의 이념으로, 선악의 감성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태양광과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도 실효성과 경제성과 안정성이 입증되고 난 후 전력공급원으로 이용해도 늦지 않습니다. 산림을 파괴하고 자연을 훼손하는 게 정부가 주장하는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정책인지 고민해보고 본래의 정책적 취지를 되새겨볼 시기가 된 것은 아닌가요.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국민에게 물어보면 될 것을 왜 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한 시민단체가 주관한 토론회에 참석했을 때, 진보언론에 정기적으로 사설을 게재하고 시민사회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모 대학의 정년 퇴임한 원로교수의 말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는 기존의 전문가와 관료들을 전부 교체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가 한 발자국도 나아가기 어렵고 우리 사회의 미래는 없다라는 말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본인 자신도 특정 분야의 전문가임에도 전문가에 대한 반감과 불신이 그렇게 뿌리 깊게 크고 강한 걸 처음 느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우려할만한 풍조가 있습니다. 그것은 위키피디아, 구글,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에서 접하는 단편적인 지식으로 무장하면 누구나 전문가인 양 주장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오류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이는 환자가 인터넷에서 얻은 얄팍한 지식을 가지고 전문의에게 병의 처방과 치료에 관여하는 행동과도 유사한 행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의 톰 니콜스 교수는 자신의 책 전문가와 강적들(The Death of Expertise, 전문지식의 죽음)’에서 비전문가들의 전문지식에 대한 위험한 반감을 신랄하게 해부합니다. 그는 인간의 삶을 개선하거나 공동체를 위한 최선의 정책을 선택하는 문제와 이를 실행에 옮기는 상황에 있어서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는 풍조가 문화처럼 확산되고 있음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전합니다. 우리 속담에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 정부의 국정농단의 주역이었던 최순실 씨 본인도 정치전문가 혹은 정책전문가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2019.03.25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윤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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