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7
1.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원자력및양자공학과 학부 17학번이자, 금년도 학생회장으로 봉직하고 있는 권준호입니다. 상반기 학과 뉴스레터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되어 기쁩니다. 최근의 상황 때문에 학부생 여러분께 직접 인사드릴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지면으로나마 만날 수 있어 다행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합니다. 특히 아직도 ‘학과 건물의 문턱을 넘어보지 못한’ 2학년 친구들에게 환영과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2.
현재 원자력및양자공학과 학생회장이라고 들었습니다. 학생회장이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학생회장 활동은 원래
제 계획에 없었습니다. 4학년인 제가 학생회장을 맡는다는 건 ‘관례에
어긋나는’ 일이기도 했지요. 그러나 우리 학과 학생회가 인력
부족으로 중단될 뻔한 위기를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컸습니다. 학생회를 통해 후배들의 학생 권리가
보호되고 학생 자치 문화가 잘 계승되기를 바라는 선배의 마음에서 학생회장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근래
국내 원자력계의 대내외적인 상황도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우리 학생회가 건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한몫 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학과 학생회장은 편하게 일할 수 있다”는 전임 학생회장의 ‘달콤한 회유’에
넘어간 게 가장 결정적인 계기였지요!
3.
학생회장 활동을 하시면서 보람찬 일도 있고 힘든
점도 있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전례 없는 상황 때문에
계획한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어서 보람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큰 상반기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학과 전임교수님들께 학부생들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와 작은 선물을 전달한 ‘스승의 날 감사 행사’를 훈훈하게 마무리한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캠퍼스에 머무는 학생들이 많이 없는 데다가, 준비 과정에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해야 했기 때문에 예년 행사에 비해 한계가 많았던 만큼 교수님들께서도 특별히 더 기뻐하셨습니다. 지난
6월, 학과 최초로 실시간 온라인 학과설명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것도 학생회 집행부원들의 지혜와 수고 덕분입니다. 올해는 모든 게 새로운 시도와 도전의 연속이었어요.
4.
학과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공부에 대한 열정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특별히 관심있는 분야가 있으신가요?
핵비확산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릴 적 우리나라의 UAE 원전 수출 뉴스를 보면서
‘원자력’이라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그때는 원자력이 마냥 좋게만 보였지요. 한편, 연이은 북한의 핵실험과 군사 도발로 남북 관계의 긴장이 극에 달할 무렵 지구 반대편에서는 이란 핵 합의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었습니다. “원자력이 무엇이길래 세상을 이렇게 ‘들었다 놓았다’하는 걸까”라는
호기심 하나로 원자력을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아직 지식의 수준은 한참 못 미치지만, 원자력공학도로서 어떻게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핵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스파이더맨도 “엄청난 힘에는 엄청난 책임이 따른다”고 했던가요? 공교롭게도 핵확산금지조약(NPT) 발효 50주년과 나가사키∙히로시마 원폭 투하
75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핵비확산의 의미가 무겁게 다가옵니다.
5.
앞으로 남은 학부 생활에서 특별히 기대하는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제 학부 생활의 마지막
한 학기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여름을 보내면서 ‘나는
어떤 열매를 얼마나 많이 남겼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았습니다. 남은
학부 생활 기간동안 지난 4년여 간의 모습을 돌아보고 정리하면서, 이
질문에 부끄럽지 않은 답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학부 생활을 마무리할 때 즈음에는 ‘다섯 달란트’를 남겼노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학생회장 활동도 반환점을 막 돌았는데, 내년에도
우리 학생회가 잘 이어질 수 있도록 끝까지 잘 마무리해서 보람찬 한 해를 일구고 싶습니다.
6.
마지막으로 원자력을 공부하려는 새내기들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원자력을 ‘공부하려는’ 새내기라면 이미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라면 이보다 더 큰 축복이 있을까요? 전공
선택이라는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서 ‘나는 왜 원자력을 공부하려고 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후회 없이, 지혜롭게 나만의 멋진 학부 생활을
만들어 가시기를 소망합니다. 사실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게 많은데, ‘한
마디’를 하라고 하니 이만 줄여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