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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공지사항

빌 게이츠, 한국과 원자로 개발 추진​

2013-04-23

경제적인 친환경 4세대형

국내 전문가들과 방안 논의

오늘 대통령에게 지원 요청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 의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에서 3시간 동안 만찬을 하고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게이츠 의장,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한 사람 건너 이 부회장. 오른쪽 끝은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뉴스 1]


 ‘소프트웨어의 황제’로 불렸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한국과 공동으로 친환경적이면서 경제적인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추진한다. 2008 MS사의 일선 경영에서 손을 뗀 그는 테라파워라는 에너지 벤처기업의 설립에 참여해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게이츠 의장은 21일 서울대 CJ인터내셔널하우스에서 KAIST 장순흥(원자력 및 양자공학) 교수와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 소듐냉각고속로(SFR) 개발사업단장 등과 만나 4세대 원자로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위원으로 참여했던 장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4세대 원자로 개발을 추진 중인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테라파워가 원형로(프로토타입)를 공동 개발하는 방안을 놓고 향후 3개월 정도 타당성을 집중 검토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 교수와 게이츠 의장은 22일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계획을 소개하고 정부 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다.


장 교수는 “미국과 한국 모두 차세대 원자로의 형태가 탱크형이고 연료도 금속(우라늄 합금)이어서 공동 개발에 나설 경우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테라파워 측은 2022년까지 600㎿급 원자로를, 한국은 2028년까지 15000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해 150㎿급 소형 원자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게이츠 의장은 이날 오후 서울대 근대법학교육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강연에서도 “빈곤·기후 변화 등 전 지구적 문제를 풀기 위한 기술을 고민하고 있다”며 “가난한 나라에 낮은 비용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원자력 등 새로운 에너지 기술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원자력 에너지는 안전·폐기물의 문제가 있어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라며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소비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게이츠 의장은 2007년 하버드대학의 졸업식에 이어 2008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현대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소외된 계층을 배려하자는 의미에서 ‘창조적 자본주의’를 역설했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게이츠 의장은 “한국은 빈곤한 국가에서 발전한 세계적으로 특별한 케이스이고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애플 같은 기업을 따라 하기보다 한국만의 고유한 길을 찾아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모방을 뛰어넘으려면 창조가 필요하다”며 “지식이 어디든 있지만 창조를 위해서는 이를 단순 사용하기보다 기본이 되는 기초적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1975년 하버드대를 자퇴하고 MS를 창업했던 게이츠 의장은 “창업을 위해 자퇴를 고민한다”는 한 서울대생의 질문에 “가능하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창의성은 지식 속에서 나오는 것이며 대학 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조언했다. 이날 강연엔 미리 신청을 한 교수와 학생 300여 명만 참석했다.


한편 게이츠 의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등 삼성그룹 임원들과 만나 IT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만찬을 했다. 그는 일선 경영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회사의 장기 전략을 결정하는 MS 이사회의 의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오후 9시쯤 사옥을 나선 게이츠 의장은 이날 만남에 대해 “유익한 논의였다. 삼성과 MS 간의 협업에 대해 얘기했고 컴퓨팅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MS사의 새 운영체제인 윈도8에 대한 의견을 나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윈도8을 통해 얼마나 많은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지 얘기했고, 교육분야 등에서 삼성과 뭘 함께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답했다.


◆소듐냉각 고속로=나트륨이라고도 불리는 소듐(Na)을 냉각재로 사용한다. 고속중성자에 의한 핵분열 반응으로 생산된 열에너지를 소듐냉각재로 전달해 증기를 발생시키고 이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소듐냉각 고속로는 사용후 핵연료의 자체 재순환을 통해 우라늄 자원의 활용률을 지금보다 10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또 사용후 핵연료의 방사성 독성을 1000분의 1, 부피를 20분의 1로 감소시키는 장점이 있어 ‘4세대 원전’으로 분류된다. 현재 국제공동연구로 소듐냉각 고속로가 개발되고 있으며 2030년께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봉·이지상,  <빌 게이츠, 한국과 원자로 개발 추진>, 중앙일보, 2013-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