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교수님. 인터뷰에 앞서 우리 원자력및양자공학과의 새로운 교수님으로 9월부로 오시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새로이 부임하신 만큼, 아직 교수님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 학생들을 위해 본인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9월부터 원자력및양자공학과에 조교수로 합류하게 된 김지수입니다. 저는 KAIST에서 원자력및양자공학을 전공하고, 스위스 ETH Zurich에서 엑스선 영상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근무하였습니다. 앞으로 KAIST에서 교육과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입니다.
이번에 카이스트에서 새로이 연구실을 꾸려 나가시게 되셨습니다. 교수님의 연구 분야와 앞으로 이곳에서 펼쳐 나가실 연구 계획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의 주요 연구 분야는 엑스선, 전자, 중성자와 같은 방사선을 활용해 물질의 구조와 성질을 영상화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세계나 관찰하기 어려운 현상을 더 정밀하고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 방법으로는 관찰하기 어려운 미세 구조나, 빠르게 변화하는 과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포착할 수 있도록 하는 측정 기법과 재건 알고리즘이 핵심 연구 방향입니다.
이러한 연구는 한편으로는 기초과학의 발전과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물질 내부의 미시적 구조와 동역학을 더 정확히 관찰할 수 있게 되면, 물리학, 재료과학, 생명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거나 기존 이론을 검증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산업적으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소자의 미세 결함 분석, 복합소재 내부 미세구조 진단, 차세대 배터리나 연료전지 소재의 성능 평가 등은 대표적 산업 분야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앞으로 KAIST에서 새롭게 꾸려 나갈 연구실은 이러한 과학적 탐구와 가치 창출을 지향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새로운 실험 방법을 고안하고, 도전적인 연구 주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지금은 교수님으로서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셨지만, 한때는 교수님께서도 학부생이고 대학원생이셨을 겁니다. 당시의 교수님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교수님의 대학 생활이 궁금합니다.
저는 학부 시절 새로운 것을 배우는 설렘과 동시에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을까’ 하는 고민도 많았습니다. 초반에는 동아리 활동이나 친구들과의 교류를 즐기며 비교적 자유롭게 지냈지만, 학부 후반으로 갈수록 학문적 기반을 다지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 전공 공부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업을 따라가기 벅차거나 제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껴 좌절하기도 했지만, 호기심만큼은 놓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끝까지 파고들고, 이해될 때까지 질문하고 토론했던 경험이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대학원에서는 연구가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협력할 때 훨씬 더 깊고 풍성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학문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부족함 속에서 배우며 성장해온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학생들에게도 처음부터 잘 하는 것보다, 배우려는 태도와 호기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현재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에는 제각기 다양한 꿈을 갖고 온 학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학 생활을 하며 보다 구체적인 미래 등 다시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교수님께서도 이처럼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으셨는지, 있으셨다면 어떠한 진로를 꿈꾸셨고 어떻게 지금과 같은 교수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저 역시 학생 때는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연구를 좋아하고, 학문에 꾸준히 몰두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교수님들은 동경의 대상이었지만, 제 스스로 교수가 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했던 건, 제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서 조금씩 더 깊이 배우고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연구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러한 경험들이 누적되면서 교수라는 길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차근차근 과정을 지나오다 보니,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를 잡아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제 개인의 노력 때문만은 아닙니다. 작은 성취와 좌절을 반복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좋은 기회와 인연을 만난 것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여러분도 지금은 진로가 명확하지 않을 수 있고, 불안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흥미와 열정을 느끼는 분야를 놓지 않고 차근차근 도전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기회와 길이 열릴 수 있습니다. 저의 경험이 그런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대면 수업을 통해서나 온라인 화상 수업을 통해 많은 학생들과 마주쳤으리라 생각됩니다. 교수님께서 보신 카이스트 학생들의 모습은 어떠하였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마주치지 못하셨다면,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나 기대하는 것이 있을까요?
아직은 부임 전이라 직접 학생들을 만나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KAIST에서 공부하는 동안 도전 정신과 학문적 열정이 뛰어난 학생들이 많다는 인상을 늘 받았습니다. 동시에, 다양한 모습의 학생들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치열하게 길을 개척하는 학생, 좌절감 속에서 방황하는 학생,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고 싶은 학생 등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학생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저는 이들 모두 즐기면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실패나 시행착오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히 무언가를 이어가다 보면 결국 자신만의 의미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든 저희 연구실에 찾아와 주세요.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직 학생 여러분과는 처음 만나는 단계이지만, 앞으로 함께 연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연구에 대한 관심이나 경험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용기와 호기심을 가지고 함께 도전해봅시다. 관심이 있다면 언제든 찾아와 함께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탐구해 나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