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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Now & Here >“결론 정해놓고 책임회피 장치 만든 것…‘전력안보위협

 기사입력2017.06.28 오전 11:46


성풍현 교수.jpg


- 성풍현 카이스트 교수,

脫원전 정책도 비전문가 결정

공사중 原電 건설여부 판단까지 일반인에 맡기는게 과연 옳은가

에너지정책 토론·시간 필요한데 文대통령 주변 환경운동가 포진 전문가 없어 연설문 팩트 오류도



소수 비전문가가 속전속결식으로 추진하는 원자력발전 관련 조치는 원자력계의 사기와 공든 탑을 허물고 나아가 국가 안전을 해칠 위험이 크다.”


성풍현(62·사진)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28일 문화일보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정부가 원전 관련 학계 및 전문가들이 원자력을 통해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이끈 공로는 배제한 채 원전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새 정부의탈원전정책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원자력 분야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지난해까지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을 맡은 원자력 학계의 중심 인사다. 그는 지난 1일 서울대, 카이스트 등 전국 23개 대학의 원자력·에너지 전공 교수 230명이 참여한책임성 있는 에너지 정책수립을 촉구하는 교수 일동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원전 고리 1호기 퇴역식에서탈원전공약을 다시 강조했다. 탈원전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소수 비전문가가 속전속결식으로 추진하는 조치가 국가 안전을 해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먼저 탈원전은 국민의 삶, 서민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원자력은 전력 생산에서 천연가스나 다른 에너지에 비해 가장 가격이 저렴한 에너지원이다. 이를 대신해 태양열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혹은 LNG로 전력을 생산할 경우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두 번째는 전력안보가 흔들릴 수 있다. 한국은 유럽과 달리 다른 나라와 그리드(전력망) 연결이 되지 않은이다. 우리나라는 주변국과 전력망 연결이 안 돼 있다. 수급 차질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는다. 또 원전은 온실가스나 미세먼지 발생이 거의 없다. 원전을 대신해서 석탄보다 상대적으로 깨끗한 LNG 발전을 늘린다고 하는데, LNG 사용은 석탄에 비해 CO2의 양은 절반으로 줄일 수 있지만, 응축 미세먼지를 석탄보다 더 많이 발생시킨다. 마지막으로 원전 산업의 붕괴를 꼽을 수 있겠다. 국내 원전 건설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원자력은 여전히 수요가 있고 대안에너지로서 가치가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짓는 한국형 원전에 대해 다들 경탄한다. 합리적 비용으로 적정 공기에 원전을 완성하는 기술력 때문이다.”

신고리 원전 5,6호기.jpg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현장 전경.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를 잠정 중단할 것을 결정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국무조정실이 신고리 5·6호기의 일시적 건설중단과 함께 공론화위원회를 설치해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는데.

정말로 잘못된 결정이다. 탈원전 정책 자체도 비전문가들만의 결정으로 이뤄졌는데 최종적인 건설 여부 판단까지 일반 국민에게 맡기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묻고 싶다. 합법적 절차를 통해 진행된 신고리 5·6호기의 건설중단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면 정말로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미리 방향을 정해놓고 공론화위원회를 연다고 밝혔으니 정부의 방침대로 최종 결론이 날 게 뻔해 보인다. 국민 의견을 듣는다는 것은 형식적이고, 책임 회피적인 장치만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새 정부의 급격한 탈원전 정책이 국가 에너지 정책에 대한 고민이 결여됐다고 비판한 이유는.

문 대통령이 고리 1호기 퇴역식에서 읽었던 연설문을 보자. 대통령의 연설문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팩트(사실) 오류가 많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는 지진이 아니라 쓰나미 때문에 일어났다. 또 당시 사고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1368명이 사망했다고 읽었는데, 그 숫자가 무엇을 기준으로 나왔는지도 분명하지 않다(전날 일본 정부는 문 대통령의 퇴역식 연설문에 인용된 이 내용에 대해올바른 이해에 기초하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대통령 주변에서 이 같은 팩트를 제시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문재인 대선 후보의 캠프에는 에너지 전문가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교수들 중에는 단 한 사람도 거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환경운동가들만 포진한 느낌이다. 에너지 정책은 여러 전문가의 토론과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다. 영국·독일은 10, 스웨덴은 30, 스위스는 국민투표를 5번이나 할 정도의 긴 시간을 투자한 후 원전 정책을 집행했다.”

문 대통령이 탈원전 선언과 함께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등 위상 강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원안위의 위상 강화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규제기관으로서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현시점에서 과연 독립성과 책임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도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있다. 우리나라는 위원장만 상근직이지만 여기엔 위원장을 포함한 모든 위원이 상근직이며 에너지 관련 전문가들이다. 책임성이 있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한 상황에서 원안위의 위상 강화를 이야기했는데, 원안위의 인적구성도 탈원전 인사들로 채워질까 우려스럽다.”

시민들 사이에 원전에 대해 우려가 큰 것은 사실 아닌가.

국민이 일부 반()원자력 환경운동단체들의 확인되지 않거나 잘못된 팩트 유포로 원전을 두려워하고 있다. 원전이 가동된 이후 약 50여 년간 전 세계에서 580여 기의 원전이 건설돼 누적 가동연수가 17100년이 넘었어도, 지진으로 인해 원전에서 심각한 방사능 유출이 발생해 사상자가 난 적은 없다. 국내 원전은 지진 규모 6.5(0.2g)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실제 내진성능은 0.4g 이상이다. 우리가 개발한 APR1400 신형 원전은 0.3g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 우리 경제가 이만큼 발전한 것에 원전이 기여한 바가 있다. 원자력이 없었으면 기후는 훨씬 더 나빠졌을 것이다. 값싼 전기, 맑은 공기도 원전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국민이 알아야 한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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