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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포비아와 탈원전

 

<1: 라디오포비아>

 

1. 원전사고와 방사능 유출

 

백만 년 전 원시인류는 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불은 위험하지만 조심스럽게 잘 사용하면 생활에 편리하기 때문에 불씨를 잘 관리하는 일이 무리의 최우선 숙제였을 때도 있었다. 불을 무서워하고 멀리한 무리는 경쟁에서 뒤처지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현대에 있어서 원자력은 원시시대의 불씨와 같다. 불처럼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지만, 질병을 치료하고 에너지를 제공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도 있다. 방사선은 악마나 도깨비와 같은 것이 아니고 단지 감정 없는 빛의 일종일 뿐이다. 빛이나 열기처럼 어느 일정량 이상 과하게 받아야 인체에 영향을 끼친다.

 

전기는 현재의 인류에게 가장 편리한 에너지 형태로 우리는 전기 없이는 단 하루도 버티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 전기를 만드는 방법 중 원자력이 환경 및 인명 피해가 가장 적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지만, 원전은 위험하다고 막연히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원전사고가 나면 방사선이 다량 방출되어 수많은 사람이 암으로 사망하고, 기형아가 태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실제와는 달리 전혀 근거 없이 부풀려진 말이다.

 

30년 전 체르노빌 사고는 해서는 안 되는 무모한 실험을 규정을 어겨가며 미숙하게 했기 때문에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더군다나 증기폭발로 원전 건물 천정이 파손된 데다 특성상 흑연 감속재 화재로 방사성 물질이 10일간 다량 방출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었다. 6년 전 후쿠시마 사고는 지진과 쓰나미가 동시에 겹쳐 발생한 천재지변이 원인인데다 타국의 발전기 제공 제안을 거절하는 등 우왕좌왕하다가 물을 투입하는 데까지 지체된 6일간 수소 폭발로 뚫린 원전 건물 3기로부터 방사성 물질이 방출되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발생 원인이 극히 이례적이어서 예측 불가했다. 두 원전 모두 원자로 건물이 부실하여 화재와 수소 폭발로 손상된 데다, 방사성 물질 누출 차단까지 소요된 시간이 길어서 반경 20~30 km 구역의 주민 소개가 시행되었던 일반화하기 힘든 매우 특수한 경우이다.

 

이에 반해 40년 전 미국에서 발생한 쓰리마일 섬 사고는 기기 결함과 운전 미숙이 겹쳐서 발생한 예측 가능한 사고였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와는 달리 견고한 60cm 두께의 격납건물 덕분에 방사성 물질 누출이 거의 없었다.

 

우리나라 원전들은 지진이나 내부의 증기 또는 수소 폭발에도 끄떡없도록 두께 1.2 미터의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진 돔형의 격납건물이 있어서 사고가 나더라도 방사성 물질의 외부 유출은 쓰리마일 경우보다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사고 시에도 외부전원 없이 수소제거 및 비상급수가 가능하므로 하루 이틀 내로 방사성 물질 누출을 막고 사고를 바로 제어할 수 있다.

 

세상 어느 것도 100%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원전은 인간이 만든 모든 공학적 장치 중 가장 안전하도록 설계된 시설이다. 인류가 130년간 사용해온 자동차는 매우 편리하지만 사실 매우 위험한 도구이다. 지난 20년간 우리나라에서만 10만 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하지만 안전벨트, 에어백, 후방카메라 등이 개발되면서 해마다 사망률이 낮아지고 있다. 원전도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 원인을 분석하여 수소 제거기와 이동형 보조 발전기 설치, 내진 강화 등 최악의 상황에도 방사능이 누출되지 않도록 100% 안전을 목표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2. 원전사고와 방사선 인명 피해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관한 2005 UNSCEAR 보고서에 따르면, 방사선에 의한 총사망자 수는 초기 화재 진압 시 과피폭된 작업자 28명과, 20년간 소아갑상선암 사망자 15명을 포함하여 총 50여 명에 불과하다. 흑연 감속재 화재가 안 일어났거나, 초기 3개월간 방사성 요오드에 오염된 우유 섭취를 제한하였었다면 방사선 희생자 50여 명도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안타까운 일이었다.

 

일반인 연간 선량제한치 1 mSv 이상 받는 구역은 여전히 거주를 제한하고 있지만, 체르노빌 인근 저농도 오염 지역 주민 64십만 명의 20년 누적선량 평균값은 CT 1회 검사 시 받는 정도의 방사선량(10 mSv)이다. CT 1회 그것도 20년에 걸쳐 찍는다면 발암 가능성은 전혀 없다. 체르노빌 사고 후 사람들이 우려하는 방사선에 의한 기형아 출산 사례도 전혀 없다.

참고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 발암 사망률은 국가 및 지역에 따라 20~25%이며, 선천성 기형아 출산율은 2~3%인데, 체르노빌 사고시 오염이 많이 된 벨라루시에선 이 보다 낮은 각각 10%1%대로 조사되었다.

 

6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방사선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2013 UNSCEAR 후쿠시마 보고서에 따르면 이주민의 전 생애 피폭선량 추정치 역시 CT 1회 수준이다. 방사선 사상자가 생길 수 없다. 참고로 우리 모두는 전 생애 동안 지구 어디에 거주하든지 CT 20회 이상의 자연방사선을 받게 되며, 여기에 추가하여 의료방사선을 받으며 살고 있다. 참고로 2016년 우리 국민 7명 중 1명꼴로 CT를 찍었다. 이란의 람사르, 브라질의 가리바리, 인도의 케랄라, 미국 덴버, 핀란드 등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연간 CT 1회 이상 수준의 자연방사선을 받지만 건강에 아무 이상 없이 살고 있다.

 

이처럼 두 차례의 원전 사고는 방사능 누출 측면에서 최악인 7등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방사선 인명 피해는 루머와는 다르게 매우 작은 편이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폭발과는 달리 원전사고에서 방사선 인명 피해가 거의 없는 이유는 진행 속도의 차이에 기인한다. 원폭과 원전의 차이는 다이너마이트와 파라핀의 차이와 유사하다. 다이너마이트와 원폭은 폭발과 함께 모든 에너지를 1초 이내에 발산하지만, 파라핀과 핵연료는 폭발하지 않고 서서히 녹아내린다. 또 원자폭탄이 터지면 방사선이 나오지만 원전 건물이 터지면 방사선이 아닌 방사성 물질이 나온다. 원전사고 시 녹아내린 핵연료로부터 뽀글뽀글 휘발성 방사성 물질이 기화하면서 격납 건물에 틈새가 있으면 그 틈으로 서서히 누출된다. 원폭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매우 느린 프로세스이다. 또한, 방사선 자체는 빛처럼 빠르지만 방사성 물질은 담배 연기처럼 서서히 퍼진다. 방사성 물질이란 방사선을 방출하는 요오드나 세슘과 같은 원자인데 화합물 상태로 존재하며 반감기에 따라 방사선을 내는 정도 즉 방사능값이 시간에 따라 지수적으로 줄어든다. 그래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는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상당 기간 누출된 최악의 사고였음에도 불구하고 방사성 물질이 확산되어 마을에 도달하기 전에 주민들이 모두 대피할 수 있기에 두 사고 모두 방사선 피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최악의 사고가 나도 이 처럼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원전사고로 인근 주민이 방사선에 과다 피폭되는 일은 매우 거의 불가능하다.

 

3. 방사선 공포증과 탈원전

 

하지만 사고 이주민은 경제적인 측면과 심리적인 측면에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가장 큰 심리적 피해는 방사선 피폭 영향에 대한 과도한 우려이며, 기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우울증 등도 나타난다. 방사선 피폭에 대한 과다한 공포심은 체르노빌 사고 이후 멀리 떨어진 독일 등에서 수천 건에 달하는 낙태가 시행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후쿠시마 사고 직후 많은 사람들이 일본 방문을 꺼려하고, 일본에 거주하던 외국인 다수가 일본을 떠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8개현 해산물 수입 금지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 모두 전혀 불필요한 비과학적 태도이다. 전문가가 평가한 정확한 방사선량을 믿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정작 방사선 자체보다 소위 방사선에 대한 공포심, '라디오포비아'가 문제인 것이다.

 

라디오포비아란 '과도한 방사선 공포증'이란 뜻을 가진 말로 1903년 엑스선 진단과 관련하여 로스앤젤레스 한 학회에서 솔랜드 박사가 처음 사용하였고 이후 체르노빌 사고 시 유럽에서 크게 유행했던 신조어이다. 일반인의 라디오포비아의 심리적 근원은 방송을 통해 비춰진 후쿠시마 원전의 수소 폭발장면을 원자폭탄과 동일시하는 조건반사적 연상작용과 관련있다.

 

그동안의 독재적 정권과 공공기관의 비리 및 국민의 불신이 일정 부분 라디오포비아의 자양분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시 두 나라의 정부가 초기에 숨겼던 일과도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에선 과거 한수원 납품업체의 성적서 조작등도 국민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데 기여했다. 2016년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3천명이상 22개 공기업 중 한수원이 1위를 했다는 사실은 한수원이 과거의 오명을 벗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착실히 변모하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후쿠시마 사고 당시 진원지에 더 가까웠던 오나가와 원전은 사고 몇년전에 충분한 높이의 방벽을 준비해 쓰나미가 있었음에도 사고가 없었다. 그뿐 아니라 오나가와 지방의 쓰나미 난민 350여 명은 원자력발전소가 지진에 대해 가장 안전한 곳이다.”라고 평소에 교육받은 대로 오나가와 원전으로 대피하여 약 2개월간 여진을 피하고 무사히 구조되기도 했다. 지진이 났음에도 전문가를 믿고 두려워하지 않았던 오나가와 주민들의 현명한 선택을 보여주는 사례다.

 

수십 명의 세계적인 방사선 의학 전문가들이 실제 관찰과 과학적 이론 등 객관적 자료에 근거하여 수년 동안 조사한 후 작성한 UN 보고서 등을 외면하고, 원전 사고 피해를 극단적으로 과장하고 왜곡하는 일부 자칭 환경운동가들이 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사고가 난 전력회사나 국가의 발표 자료나 UN, IAEA, WHO 등에 대한 불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증명될 수 없는 LNT 가설(Linear non-threshold hypothesis) 즉 방사선에 기인하는 암 발병은 발단치가 없어서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암에 걸릴 수 있다는 가설에 근거해서 수천~수십만의 방사선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는 빛, 온도, 압력 등 외부 자극이 특정 발단치 이상인 경우에 대해서만 감지하고 반응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독극물이나 발암물질을 극미량 섭취한다고 장해가 일어나거나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소금 300그램을 일시에 섭취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사량이라 한다. 이들은 300그램을 1그램씩 300명이 나누어 먹어도 반드시 1명이 소금 때문에 사망할거라는 계산법을 들이댄다. 그들 주장대로라면 300그램을 300만 명이 나누어 먹어도 1명이 사망한다는 오류가 발생하게 된다.

 

비과학자이자 비전문가들인 이들은 기본적으로 원자력발전(탈원전)과 원자폭탄(탈핵)을 동일시하며 이 둘을 인류에 대한 ''으로 규정하고 적대시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의인이며 자신들이 하는 일이 인류를 구원하리라는 거의 사이비 종교적인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원자력 공학자들을 '원전마피아'라 비하하며 현대판 마녀사냥을 선동하고 있다. 반원전 활동에 초등학생까지 동원하고 있다. 이들에 의해 라디오포비아는 전염병처럼 확산되어 왔다. 이제 이 병은 "탈원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2부 탈원전론>

 

4. 대안 아닌 대안

 

현재 우리나라 환경론자는 원전은 위험하다면서 탈핵, 탈원전을 주장한다. 그들은 대안으로 장기적으로 풍력과 태양광을 단기적으로 LNG 발전을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 이들은 원전사고 확률이 매우 높아서 막대한 환경파괴를 가져오는 위험한 전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원전이야말로 실제적으로 가장 인명 피해가 낮은 전력원으로 조사되었다. 미국의 저명한 포브스지에 의하면, 1kWh 전력생산 시 석탄, LNG, 원자력 순으로 채광에서 발전까지 전과정을 거쳐 사망자 추정치가 10만 명, 4천 명, 90(체르노빌 제외 시 0.1)으로 발표되었다.

 

태양광발전은 친환경적으로 보이지만 엄청난 면적을 필요로 하고, 하루 15% 동안만 발전 가능하며 날씨의 영향을 심하게 받기 때문에 태양광을 주전력으로 사용한다면 햇빛이 없거나 약한 85%시간을 위해 5배이상 규모의 보조적인 전원이나 고가의 대용량 배터리가 필요하다.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실리콘을 사용하는 한 평균 효율이 현재 15%에서 20%까지 올라가는 것도 힘들다. 이런적으로 29%가 최또 일반 대지가 태양빛을 반사하고 복사열로 대부분 우주로 되돌려보내지만, 태양전지에서는 전기로 전환하고 남은 에너지를 열로 바꾸기 때문에 주변온도가 2도 이상 올라간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를 막는 게 아니라 해치는 셈이다. 하지만 언젠간 고갈될 연료자원을 생각하면 인류의 먼 미래를 위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새로운 태양광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풍력발전은 태양광에 비해 4~5배 더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하며 산사태 및 소음 등 환경파괴가 심해 이미 혐오시설로 치부되고 있다. 풍력은 야간에도 발전이 가능하지만 이용률은 22% 정도로서 태양광과 마찬가지로 풍력을 주전력으로 이용한다면 4배 규모의 보조전력이나 배터리가 필요하다.

 

미국과 같이 원전 건설 비용이 우리의 2배이고 광활한 사막이 존재하는 국가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 원가가 원자력과 비슷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3~4배 비싸다.

 

 

태양광과 풍력이 주전력원인 경우 현재는 석탄이나 디젤을 보조전력으로 사용한다. 만일 이산화탄소 배출을 고려하여 배터리를 이용한다면 석탄이나 원자력을 완벽히 대체하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이처럼 태양광과 풍력으로 대표되는 재생에너지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절대 주전력원의 대안이 되지 못한다. 보조 전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태양광과 풍력은 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늘려가되 기저부하를 원자력으로 함께 사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측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콤비이다. 이 것이 프랑스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한편 브라질, 아이슬란드, 스웨덴등 재생에너지를 많이 쓰는 나라들은 그 나라들의 고유한 지리적 기상학적 조건들로 인한 것이며 우리나라의 경우와는 많이 다르다. 특히 스웨덴은 수력과 원자력을 병행함으로써 1960년대 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단기적 대안으로 제시하는 LNG발전은 가격이 낮은 현재에도 원자력에 비해 지난 5년 평균 2.5배 정도 비싸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LNG 무역량의 1/3을 사용하는 일본에 이어 13%를 수입하는 2위 국가이다. 우리나라 국가 총 수입액의 1/3이 에너지비용이며 이 중 LNG가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에너지 수입액의 18%이며 국가 총수입액의 5%이다. 현재 전력원 비중이 석탄 40%, 원자력 30%, LNG 20%, 재생 10%인데 만일 탈원전에 이어 탈석탄까지 추진하여 50여년 뒤 재생 20%, LNG80%(60GW)로 채우게 되면 전력소모량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현재보다 4배나 더 많은 LNG를 들여와야 한다.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는 꼴이다. 어떤 위험성이 있을까?

 

첫째, 지난 6년간 LNG 수입으로 원전을 대체하려던 일본이 31년 만에 무역적자를 내고 기업 활동이 위축되었다. 도레이, 데이진, 미쓰비시화학등 화학기업과 소프트뱅크 등 전기 수요 기업들이 한국으로 속속 이전을 해왔다. 하지만 이런 경제적 효과보다 더 중요한 점은 물과 공기처럼 중요한 우리의 전기 에너지 안보가 LNG 수출국의 손에 종속된다는 사실이다. 카타르, 호주, 미국, 러시아 등의 유류 국가와 그들의 유류 기업이 맘만 먹으면 우리 민족을 목죌 수 있게 된다.

 

둘째, LNG 발전은 석탄발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50% 정도지만 주성분인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채광에서 발전까지 평균 5%LNG 누출을 고려하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석탄발전보다 더 크다. 게다가 영유아 암발병등에 치명적일 수 있는 응축 초미세먼지를 많이 발생시킨다.

 

그러나 이런 부산물에 의한 건강이나 환경 영향보다 훨씬 큰 문제는 폭발 위험성이다. LNG가 용기에서 세어 나오면 바로 기화하면서 공기와 혼합되는데 쉽게 폭발하게 된다. 1944년 클리블랜드의 LNG 저장탱크 누출사고가 이 경우로 이 사고로 폭발 화염 등에 의해 131명이 사망하고 225명이 부상을 입혔다. 가옥 79세대와 차량 217, 공장 2기가 파손되었으며 68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다. 2.43 kton TNT 규모로 히로시마 원폭(17 kton) 1/6에 해당하였다. 이 외에 1971년 이태리 라스페치아, 1979년 미국 코브포인트, 2004년 알제리 스키다 사고 등 전세계 LNG 사고는 매우 빈번하다.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사고 및 1995년 대구 지하철 폭발사고 등 기체상태의 메탄가스도 폭발을 일으킨다. LNG 저장탱크는 원전보다 훨씬 지진에 취약하다.

 

우리나라 LNG발전소의 LNG 비축용량은 보통 1개월 분량이다. 통상 원전의 절반 규모인 0.5GW급으로 건설되는 LNG 발전소 1기를 1달 운용하는 데 32백만 갤런 즉 축구장 면적 x 10층 건물 높이(30m)에 해당하는 양의 LNG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매달 LNG1척분이 조달되어야 한다. 만일 40년 뒤 현재 발전량의 80%60GWLNG로 채우면 매달 120, 혹은 매일 4척 분량의 LNG를 수입해와야 한다. 만일 LNG가 누출되어 폭발할 시 LNG1척분의 폭발력은 520 kTNT 규모로써 히로시마 원폭 25개에 해당한다. 매일 히로시마 원폭 100개를 들여오는 위험성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5. 지구 온난화와 두 환경주의자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면 바닷물 온도가 오르고 팽창하면서 북극과 고산지역의 빙하들을 녹인다. 네팔과 부탄 등 히말라야산 인근 지역은 지난 50년간 온도가 1도 상승하면서 히말라야의 빙하가 5km 이상 녹아 내리는 바람에 50여개의 호수가 범람하여 마을을 덥칠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북극의 빙하가 줄어들고 있어 북극곰들이 터전을 잃고 인간을 습격하는 일이 늘고 있다. 그린랜드 빙원이 매년 2cm씩 녹으면서 500억톤의 물이 해수로 유입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이상 기후 변화로 인해 러시아, 중국, 중동, 아프리카의 곡물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이집트의 봄, 시리아 내전 등 온갖 사회적 정치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남쪽 지방의 가뭄과 충청지방의 폭우 등 이상기온 현상 역시 지구 온난화에 의한 것이다.

 

 

지난 2000년간 지구의 평균기온은 11세기 0.4도 오르고 17세기 0.4도 내려간 시기를 제외하고 대체로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100년간 지구는 평균 0.74도 오르고, 해수면이 23cm 상승했다. 문제는 상승속도가 갈수록 가파지는 점이다. 지구 평균온도가 6도 오르면 모든 동식물이 죽는다고 한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에는 화산 폭발, 지구 공전 궤도 변화 등의 이론도 있지만, 수증기와 함께 이산화탄소, 프레온가스,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의 증가를 제1요인으로 보고있다. 1985년 국제기상기구와 유엔환경연합은 이산화탄소 증가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밝혔다. 20세기 들어서면서 인구의 증가와 급속한 산업화에 따라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하면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이산화탄소 증가는 지구온난화 외에 바닷물을 산성화 시켜 해양 생태계를 변화시킨다.

 

 

이산화탄소 감소를 위한 대규모 포집기술 등이 거론되지만 현실적으로 현재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산화탄소 발생 감축이 유일하다. 1992년의 리우 회의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규제하자는 국제연합 기후변화 기본 협약이 체결되고, 1997년의 교토 의정서에서 선진국의 구체적인 의무사항을 규정하였으나 미국의 탈퇴로 유명무실해졌다. 2015년 이산화탄소 배출 1~2위국인 중국과 미국을 포함하여 200여개국이 어렵게 합의한 파리협정에서 2100년까지 지구 온도 증가를 2도 이내로 막기위해 2020년부터 각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을 시작하기로 약속했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미국, 영국, EU, 인도 순이며 이 네 국가가 전세계 배출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부터 2013년 사이 배출량 증가율이 147%로서 칠레에 이어 OECD 국가중 2위였으며, 현재 국가별 배출량은 세계 7, 1인당 배출량은 11.9톤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6위에 해당한다. OECD 34개 회원국 평균은 9.7톤이다. 세계 1인당 평균 배출량 4.5톤에 비하면 2배를 넘는다.

 

우리나라는 2030년 배출 전망치 85천만톤 대비 37%가 감축 목표이다. 이중 11.3%는 국제탄소시장을 활용하지만 25.7% 22천만톤은 우리가 직접 감축하여야 한다. 자동차, 산업 등 여러 이산화탄소 발생원인 중 전력생산 부문이 39%로 가장 비중이 높다. 2030년 발전소 전체에서 이산화탄소 33천만톤 배출이 예상되므로 이 중에서 64천만톤을 감축하여야 한다.

 

 

1 kWh 전력 생산시 발전원별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탄화력은 990g, LNG550g, 태양광 57g, 풍력 14g, 원자력 10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석탄과 LNG를 줄여야 한다. 아이러니칼하게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늘릴수록 보조전력으로 석탄이나 디젤, LNG와 같은 화석연료 사용량도 늘어나므로 줄어드는 양보다 2~4배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된다. 후쿠시마 이후 탈원전을 결정한 독일이 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한 후 재생에너지 간헐성의 보완으로 더 많은 석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서유럽 국가들 중 1위로, 전 세계에서 6위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방출하고 있다. 게다가 블랙아웃 즉 대정전 위기를 자주 맞고 있어 원전을 쉽게 없애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많은 환경단체와 기후학자들은 지구온난화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주장하고 있다. 한때는 반핵을 주장하던 많은 환경론자들도, LNG나 태양광, 풍력은 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린피스의 창시자 패트릭 무어, 반핵을 외쳤던 미국의 여류작가이자 여성 언론인 귀네스 크레이븐스와 함께 영화 '판도라의 약속'에 출연한 반핵 기후학자이자 미국 환경정책전문가 마이클 쉘렌버그 등이 탈원전을 버리고 원자력을 지지하는 이유가 뭐겠는가? 또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원전을 다시 시작하고, 전 재산 대부분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빌 게이츠가 안전한 원자로 개발에 투자하는 이유가 뭐겠는가? 지구 온도 6도 상승하면 지구 모든 생명이 멸종하게 됨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이들이야말로 후세대를 위한 진정한 환경론자라 할 수 있다.

 

 

지난 30여년동안 우리나라 환경운동은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천성산 사패산 터널 사건을 기억하는가? 광우병 사태를 기억하는가? 적조는 무시하고 녹조만 따지는 이유는 뭔가? 여지껏 헛발질만 해온 이들 비전문가들은 신정부 들어선 후 지구 온난화라는 대명제를 외면하고 라디오포비아를 무기로 감수성 높고 한창 공부해야 할 초중고 학생들까지 끌어들이며 우리국민을 탈핵, 탈원전으로 이끌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이상 기후 현상으로 급속히 지구 환경이 가혹하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환경론자들은 온난화를 가속하는 방향으로 가자고 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기술적으로 발달한 나라들이 원전을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윤리적인 태도로서 전 세계 특히 가난한 저개발 국가들에게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일이다.

 

6. 원자력기술과 우리의 미래

 

영국은 2040년 부터 휘발유 경유차 판매를 금지한다고 한다. 그 때쯤이면 세계 자동차의 50%가 전기차로 바뀔 전망이다. 더 멀리 100년 이후의 인구수는 200억에 달할 수 있다. 에너지 사용량은 더 늘어날 것이고 모든 것이 전기로 돌아갈 것이다. 어렵지만 인공태양 즉 핵융합 발전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향후 100년간의 에너지 수요를 생각하면 대안없는 이 시점에서 원자력 기술은 버릴 것이 아니고 더 안전하게 개발해야 할 대상이다. 동일한 기종을 80년 사용하는 미국 사례를 볼 때, 한참 더 쓸 수 있는 고리 1호기를 불명예 퇴역시킨 일은 참으로 안타깝다. 논란중인 신고리 5,6 호기를 건설 중단시키는 일은 단순히 원전 몇 개를 포기하는 작은 일처럼 보이겠지만, 우리나라가 그동안 피땀으로 쌓아 온 원전 산업, 수출 기회, 연구 결과, 인력 양성까지 도미노식으로 차례로 쓸어 버릴 탈원전 쓰나미의 신호탄이다. 3만명이 넘게 종사하고 있는 700여개의 중소기업과 수 천명이 넘는 전문인력을 해외로 내몰 참이다.

 

원자력의 정말 시급한 문제는 사용후 핵연료 중간 저장 부지 문제이다. 사실 수 cm 두께의 구리 용기에 밀봉하여 저장하면 지상에 두던 지하에 두던 부식이나 지진이 발생해도 용기가 손상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를 위해 필요한 면적도 그다지 넓지 않다. 다만 수십 년 내로 인류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을 찾지 못할 때를 대비해 임시로 저장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재활용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두는 것이 현명한 인간, 호모 사피엔스가 할 일이다.

 

원자력 기술은 단지 소수 원자력 공학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물리, 기계, 전기, 화공, 토목,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협력할 때 이루어진다. 보다 안전한 미래형 원전과 사용후 핵연료 처리를 위해 이 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도 원자력 연구의 기회를 더 넓히고 투명하게 경쟁과 협력을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탈원전 논란을 기회로 삼아 원자력계의 폐쇄성과 오만성이 있었음을 솔직히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원전은 자원 부족국가인 우리나라가 50년간 개발해온 국산기술로서 우리 민족의 미래 먹거리이다. 원전 1기 수출하면 NF소나타 200만대, 혹은 30만 톤급 초대형 유조선 360, 에어버스 380기종 124대를 파는 효과와 같다. UAE 원전 4기 수출에 의한 77조 원은 우리나라 정부 연 예산의 1/5에 해당한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당장 신규 원전 수주 가능한 시장은 8개국 70기가 있다. 이 중 15~20기 수주가 가능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하여 전 세계 70여 개국으로부터 지난 15년간 수백 명의 인재들이 우리나라 대학과 연구소에서 원자력 공학을 공부하면서 한국을 모델로 원전 입국의 꿈을 꾸고 있다. 50년 전 우리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미국 영국이 인정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기술을 가진 우리에게는 지금이 조선업 및 건설업의 불황을 극복하고 나아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절호의 기회다. 탈원전은 단순히 몇 배의 전기료 인상 문제가 아니다. 물가와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50여 년간 세계 2위로 발전시켜온 우리나라 제조업(GDP29%)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나라 전기료가 비싸다고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설립한 대표적인 태양광 회사 OCI처럼 삼성, LG, 현대, 포철이 중국이나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해외로 공장을 이전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전기자동차와 4차산업 혁명은 물 건너간다.

 

인류는 수만 년의 이주 생활 끝에 만 년 전부터 정착하여 문명을 이루면서 온갖 기술을 발명해왔다. 인종차별, 종교전쟁, 식민지전쟁, 이데올로기 전쟁을 거쳐서 과학기술의 무한 전쟁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이백여개의 전 세계 국가 중에서 꼴찌로 못살던 우리나라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헝그리정신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이면에는 제조업을 뒷받침해온 원자력 전기가 있었다는 점은 전 세계가 잘 알고 있다.

 

탈원전정책으로 정전 불안에 떨면서 2만 불 시대로 후퇴할 것인지, 전기를 안정적으로 쓰면서도 지구온난화를 막고, 수출을 통해 4만 불 시대로 전진할 것인 지가 오늘 우리 국민 손에 달려있다. 원전사고가 났던 미국, 러시아, 일본이 원전을 다시 시작하는 이유다.

 

방사선에 대한 과도한 비과학적 공포심, 라디오포비아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우리 민족의 발목을 잡으려 하고 있다. 히로시마 원폭의 악몽에 기인한 라디오포비아때문에 25기의 원전을 퇴출시키고 원자폭탄 25배의 폭발력을 가진 LNG4척을 매일 들여와야만 하는 나라를 만들려 하고 있다. 우리원전은 노심용융 사고가 나도 격납용기가 방사성 물질 누출을 막아준다. 설령 히로시마처럼 격납용기가 파손되더라도 방사성 물질은 서서히 퍼지므로 주민이 방사선에 과다피폭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비전문가이자 사이비환경주의자들이 퍼뜨리는 라디오포비아의 희생자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 원자력과 방사선, 재생에너지, LNG, 지구온난화 등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습득하고 선입견이나 편견이 아닌 냉철한 이성으로 판단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한국방사선산업학회장

조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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